2021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일까 위드 코로나 시대일까?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 마지않지만, 사업가로서는 냉정하게 그 가능성과 시기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2021년의 코로나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들어 나누고자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바이러스 검출 기술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

  • 어떤 감염성 질환이 인류에 덜 위협적인 상황이 되려면 ‘진단 / 치료제 / 예방(백신)’ 세 가지 기술이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 완성도가 되어야 한다.
  • 신종플루를 포함한 독감 계열은 세 기술 모두 90점 이상이 되었으므로 독감이 유행하는 계절이 되었고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해서 봉쇄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
  • 코로나19의 경우 진단 기술은 80~90점, 치료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므로 0점, 백신은 이제 막 접종을 시작했고 결과를 모르므로 60~70점 정도로 볼 수 있다. 인류가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대응했긴 하지만, 세 기술이 모두 2021년에 90점 이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세 기술 모두 90점 이상이 된다고 해도 완전 종식은 어렵고 계절성 질환으로 남지 않을까?

건명원 동기로부터 전해 들은 저명한 교수님의 생각

  • 코로나19 백신은 2021년 말이나 되어야 선진국 접종이 끝날 것이고, 개발도상국 접종은 완료는 빨라도 2022년 혹은 영원히 완료되지 않을 수도 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미 인류 유전자 풀에 들어왔다. 아마 매년 백신을 접종하고, 접종한 사람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사업가라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2021년에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보다 2020년과 비슷한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즉,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가 아니라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의 1년 연장인 것이다.

그리고 2년이라는 시간은, 사회 구조가 바뀌기에 충분히 차고 넘치는 시간이다.

출처 – vperemencom from Pixabay

2020년 회고

오랜만에 아쉬움보다 자부심이 큰 한해. 앞으로도 이런 해들이 지속될 수 있기를.

잘한 일 또는 잘한 결정

  •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 —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빨리 알아채고,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는 좋은 파트너와 회사를 합병하고, 변화에 올라탔다. (서비스와 플랫폼, 그리고 집무실)
  • 독서 방식을 바꾼 것 —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났다.
  • 다음 주요 업무 장비로 아이패드 프로를 선택한 것 — 나의 바뀐 역할에 맞는 좋은 장비를 선택한 것 같다.

아쉬운 일 또는 잘못한 결정

  • 독서, 글쓰기, 사진찍기를 충분히 못 한 것 — 더 읽고, 더 쓰고, 더 찍을 수 있는 환경은 무엇일까?
  • 2019년에 이어 부상이 잦았던 것 — 코로나로 인한 운동시설 폐쇄와 맞물려, 운동을 제대로 못 했다. 떨어진 신체 능력에 대해서 받아들이고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 운전연수를 끝끝내 시작하지 못한 것

올해의 글

올해의 사진

외사촌 결혼식 후 양재 시민의 숲 나들이

올해의 책

  • 승려와 수수께끼

올해의 음악

레이디 가가 – I’ll Never Love Again (from A Star is Born)

올해의 영화, 드라마

A Star is Born (2018)

무작위 재생 중 레이디 가가의 목소리를 알아채고 찾게 된 영화. 이미 극장 개봉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 재개봉하면 꼭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코로나 시국으로 인한 과거 명작 재개봉 덕에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영화.

책 소개 – 언카피어블 (스퀘어 창업자 ‘짐 맥켈비’)

스퀘어 창업자 ‘짐 맥켈비’의 책 ‘언카피어블’이 출판되었습니다. 저는 2018년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짐 맥켈비와 함께 패널로 참석한 인연으로 추천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지면 관계상 다 담기지 못한 저의 추천사 원문으로 책 소개를 갈음합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나 제품을 접했을 때, 사람들은 그 결과물을 만든 사람들이 하나씩 쌓아온 많은 문제 해결 과정은 생각하지 못한 채, 현재 모습에만 집중하는 오류를 종종 범한다. 어떤 분야의 1등을 고스란히 모방하는 전략이 대부분 실패하는 것도 그 결과물은 모방했을지언정, 그들이 지금도 쌓아가고 있는 혁신의 무더기, ‘이노베이션 스택’은 모방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혁신의 결과물이 아니라 혁신의 과정에 집중하는 책이다. 그 과정을 직접 만든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이기에, 고객에게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는 혁신의 최전선에 계신 분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언카피어블

서비스와 플랫폼, 그리고 집무실

IT산업에서‘서비스’와 ‘플랫폼’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서 많은 관점이 있겠지만, 나는 이렇게 구분한다.

  • ‘서비스’: 자기 혼자 돈을 많이 번다.
  • ‘플랫폼’: 자기를 통해 다른 사람이나 회사 등이 돈을 많이 벌어야 자기도 돈을 번다.

사업적 난이도 측면에서 당연히 서비스보다 플랫폼이 만들기 어렵지만, 만들면 더 오래가고 훨씬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로켓펀치는 플랫폼이다. 로켓펀치를 사용하는 회사나 개인들이 산업계에서 유명해져야 로켓펀치도 유명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플랫폼 적 특성 덕에 20억 원도 채 안 되는 투자금으로 연 360만 명, 경제활동인구 7명 중에 1명이 쓰는 서비스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집무실은 어떤가? 아직은 서비스다. 아직은 집무실이 잘 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나 회사가 돈을 더 많이 벌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사무실’은 침대를 제외하고 경제활동인구가 제일 오랜 시간 머무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서비스들이 사용자들의 하루 시간 중 1분을 더 점유하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데, ‘사무공간’은 사용자들이 기본적으로 하루 8시간 이상 머무르는 곳이다. 사용자들의 매일 경험하는 8시간을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더 가치 있게 만들어 파트너들이 돈을 벌 수 있게 만들면 된다.

그런 맥락에서 로켓펀치-엔스파이어 합병 후 집무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브랜드 전략에 깊은 이해를 가진 김성민 대표님이 나에게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집무실이 더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한 말은 참으로 흥미롭다. IT서비스에서 이야기 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방법이, 결국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과 똑같다는 의미니까.

사실 집무실은 처음부터 일하는 사람들의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로켓펀치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기획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직 1호점 밖에 없지만, 우리 의도를 벌써 알아채신 많은 회사에서 협업 제안을 주고 계신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꿈꾸며 구조를 잡았던 사업이, 정말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 상황이 사업기획자로서 퍽 만족스럽다.

자랑삼아 덧붙이는 몇몇 업계 리더분들의 집무실에 대한 코멘트.

“어떤 분들이기에 여기에 이런 좋은 컨셉의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를 시작하신건가 싶었다. 비즈니스 배경의 사람들이 하기엔 감도가 이해가 안되고, 디자인 배경의 사람들이 하기엔 비즈니스 방향성이 이해가 안되었다.”

월간디자인 전은경 편집장님

“한자가 어우러진 깔끔한 로고와 모던한 색감, ‘집 근처 공유오피스’ ‘집 근처 사무실’이라는 흥미로운 컨셉에 끌려 꼭 가보고 싶었는데 지인 찬스로 구석구석 들여다 볼 수 있었음.”

박지호 대표님 (어반스페이스오디세이 co-founder / 현대카드 DIVE advisor / 대림문화재단 이사)
예술성과 상업성을 모두 잡고자 노력한 집무실 공간 구성

덧붙임 – 이 글을 갈무리 하는 동안 빌게이츠가 생각하는 플랫폼의 기준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이른바 ‘빌게이츠 라인’

“플랫폼은 그것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경제적 가치가 그것을 창조하는 회사의 가치를 초과할 때입니다. 그래야 플랫폼이라고 부를 수 있어요.”

애플과 페이스북의 고객 데이타 확보 경쟁, 반목속에 실질적 동맹 가능성

버티는 것 vs. 포기하지 않는 것

2019년 연말 즈음, 가깝게 지내는 학교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후배 – 그동안 사업하면서 어려운 순간 많았을 텐데, 어떻게 버텼습니까?

이 후배도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라, 일이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는 상황 많이 겪었을 내 생각이 궁금했던 것이리라. 내 생각을 이야기하려다가 ‘버텼다’라는 단어가 영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말을 먼저 했다.

나 – ‘어떻게 버텼냐?’ 보다 ‘어떻게 포기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버틴다고 하면 그냥 제자리만 지키는 느낌인데, 난 꽉 막힌 상황을 풀기 위해서 계속 이런저런 시도를 했거든. 그래서 수동적인 느낌의 ‘버틴다’보다는 능동적인 느낌의 ‘포기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쓰면 좋겠네.

잘 풀리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이런저런 방법을 계속 시도하는 건 많은 위인들이 삶을 살았던 방식이다. 에디슨도 ‘전구를 만들던 과정에서 겪은 수천 번의 실패를 어떻게 이겨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전구를 만들지 못하는 수천 가지 방법을 발견한 것뿐이다’라고 답했다고 하지 않는가?

나와의 대화는 그 후배의 처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내가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후배는 2019년보다는 훨씬 잘되고 있는 것 같다.

🎵 덧붙임 – 일이 잘 안 풀릴 때 틀어두면 위안을 얻는 곡 ‘그대에게’. 신해철 씨는 자신이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가족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혔을 때, 가족의 눈을 피해 이불속에서 멜로디언을 불어가며 이 곡을 썼고, 이 곡으로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그가 꿈꾸던 삶을 시작한다. 신해철 씨가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포기할 수 없다’라고 노래하는 대상은 ‘음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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