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유감

청년 창업과 관련해서 새로 생기는 행사, 신규 단체 – 많아도 너무 많다. 때로는 거품도 필요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건 너무 심하다. 창업 동아리 신규 모집에 몇 년 전보다 몇 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지 않나, 기업가 정신과 별 상관 없던 모임에서 갑자기 ‘창업’을 외치지 않나…

닷컴 버블이 꺼지고 ‘벤처=사기꾼’ 취급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던 선배로서 지금 학교에 있는 후배들이 걱정된다. 창업을 하면 겪게 될 수많은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창업은 간지(!)나는 일이다, 창업하면 너희들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속삭이는 사회 분위기가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든다.

올해 후배들에게 내 이야기를 해줄 기회가 오면, 과거 몇 년 동안처럼 ‘창업해라, 도전 해 볼만한 일이다’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창업하면 얼마나 사서 고생을 하는지 이야기 해줘야겠다. 창업 할거면 적어도 그 정도 ‘개고생’은 각오하고 하라고. 그래야 견딜 테니까.

사랑하는 창업 동아리 후배들아, 제발 우쭐해 지지 말고, 1~2년 지나고 나서 이 거품이 사라져도 그 무관심과 주변의 시선에 굴하지 마라. 혹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면, 이것만은 꼭 기억해라. 창업은 정말 힘들다.

창업해서 열심히 만 하면 못해도 본전은 건진다는 것은 충분한 시장 규모를 가진 바다 건너 있는 어떤 나라 이야기다. 창업해서 몇 개월 만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 그걸 내 이야기로 착각하지 마라. 그런 일이 드물기 때문에 기사에 나는 거다. 모두 다 그러면 왜 그게 기사화 되겠나?

창업을 결심하면 각오해야 할 것이 많다.
몇 푼 안될지언정 너와 네 부모님, 친구들의 돈을 몽땅 날릴 수도 있고, 정말 마음 잘 맞던 친구와 원수가 될지도 모르고,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을 지도 모르며, ‘옆집 자식은 취직 해서 돈 많이 벌어서 가져온다 던데…’ 류의 자존심 상하는 비교를 당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면, 창업해라.
현실을 알면서도 도전하는 그 정신이 아름다운 것이고, 진짜 박수 받을만한 일이니까.

–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에 도전하고 있는 선배로부터.

서울대 재학 시절 창업 동아리 SNUSV.net 활동을 통해 창업에 눈을 뜨고, 2005년 첫 창업을 했습니다. 곰플레이어로 유명한 그래텍에서 일한 후, 2011년 두 번째 회사를 창업해서 국내 최대의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 로켓펀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인문-과학-예술 혁신 학교, '건명원’ 2기이며, 2002년부터 꾸준히 수련을 하고 있는 검도인입니다. www.rocketpunch.com/@min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