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시작하라 – 세네카
당신이 만약 철학과 지식을 깊이 탐구하고 싶다면, 그 탐구는 소박한 삶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런 소박한 삶은 스스로 선택한 ‘빈곤함’이다. 그러므로 이런 자기변명을 버려라: “난 돈을 아직 충분히 벌지 못했어. 돈을 그 정도로 충분히 벌면, 철학에 온전히 헌신할 텐데.” 돈보다는 철학을 탐구하는 삶을, 지금부터 시작하라. – 세네카
Sī vīs studēre philosophiae animōque, hoc studium nōn potest valēre sine frūgālitāte. Haec frūgālitās est paupertās voluntāria. Tolle, igitur, istās excūsātiōnēs: “Nōndum satis pecūniae habeō. Sī quandō illud ‘satis’ habēbō, tum mē tōtum philosophiae dabō.” Incipe nunc philosophiae, nōn pecūniae, studēre. — Seneca, Epistuae 17.5
요즘 머릿속에 자주 떠오르는 문장 – 내가 하고 있는 자기변명은 무엇인가? 나는 나의 ‘철학’을 제대로 탐구하고 있는가?
우주선과 레모네이드
우주선과 레모네이드의 공통 분모
해외의 유명한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클리셰(Cliché)처럼 반복되는 일화들을 찾을 수가 있다.
- 아마존에 12억 달러에 인수된 자포스의 CEO 토니 셰이는 초등학교 때 창고 세일 앞에서 레모네이드를 팔았다.
-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는 12살 때 ‘블래스타’라는 비디오 게임을 개발해 500달러에 판매했다.
-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는 12살 때 아버지의 카페 사업을 도왔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어린 시절 작은 아이템을 통해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고, 그 경험을 살려 우리가 알고 있는 큰 기업을 만들었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5가지 질문’을 생각해보아도, 작은 장사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깨달음이 큰 사업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레모네이드 만들어 팔기 | 우주선 만들어 팔기 | |
창업자 | 창고 세일 근처에 사는 어린아이 | 엘론 머스크 |
1.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가? | 창고 세일에 온 사람들의 목마름 | 국가들의 우주 자원 개발에 대한 욕구 |
2.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제공 | 비용 효율이 좋은 우주선 개발 |
3. 돈은 어떻게 버는가? | 레모네이드 생산 판매 | 우주선 생산 판매 |
4. 왜 지금이 이 사업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인가? | 창고 세일이 열리는 며칠간, 마침 날씨가 더움 | 지구 자원 고갈로 우주 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기술적인 발전을 보았을 때 비용 효율이 좋은 우주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
5. 왜 당신이 이 사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나? | 집에서 가까워서 재료를 나르기 편하고(=유통비 경쟁력), 부모님의 도움을 공짜로 얻을 수 있음(=인건비 경쟁력) | 자본을 가지고 있고,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장치 산업들을 아우를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음 |
레모네이드를 만들어서 돈을 버는 방법이나, 우주선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방법 둘다 근본은 같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처럼 작은 돈을 벌어본 사람이 큰 돈도 벌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팔아야 할 레모네이드는 무엇인가?
당연히 나는 좋은 사업가가 되려면 반드시 저런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학 입시’라는 벗어나기 어려운 틀을 가진 대한민국과 상대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나라에서 각각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만약 사업을 꿈꾼다면, 언론에서 포장된 위대한 사업가들의 최종 결과물에 현혹되어 내가 실행할 역량도 없는 어떤 아이템을 시도하기 보다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레모네이드 장사’ 같은 아이템을 찾아서 해보길 권한다는 말이다. 스스로가 사업에 재능을 가진 사람인지 아닌지는 그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레모네이드 장사’에 성공했다면 본인의 사업에 대한 재능을 발견한 것이니 계속 해 나가면 될 것이고, 실패했다면 또 어떤가? 어차피 손해본 돈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며, 적어도 본인이 갈 길이 사업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 다른 분야의 ‘레모네이드’를 찾아보면 된다. ‘최고지휘관의 양성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최고지휘관은 학자일 필요가 없다 (전쟁론 2권, 클라우제비츠)’는 문장처럼, 어떤 분야에서의 커다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타고난 재능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은, 본인의 타고난 재능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어떤 분야의 ‘레모네이드 장사’를 실행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에서의 레모네이드 장사
우리나라의 많은 훌륭한 창업가들도 사회 분위기 때문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사업을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순간부터는 여지없이 ‘레모네이드 장사’를 시작했다.
- 웅진 – 창업자 ‘윤석금’ 회장님 : 창업자인 윤회장님은 1971년 브래태니커 백과사전 한국지사 입사 1년 만에 54개국 영업사원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런 능력과 경험을 살려 웅진 씽크빅, 웅진 코웨이 등 방문 판매를 통해 각종 시장을 석권했다.
- 게임빌 – 창업자 ‘송병준’ 대표님 (서울대 창업 동아리 초대 회장) : ‘자바 기반 웹게임’, ‘피처폰 기반 게임’, ‘스마트폰 기반 게임’으로 회사의 주력 게임을 발전시켜 지금은 컴투스와 합쳐 시가총액이 약 2조에 이르는 기업이 되었다.
- 스픽케어 – ‘이비호’ 부대표님 (서울대 창업 동아리 회장) : 현재 영어 스피킹 교육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스픽케어를 만들기 전에 ‘누드교과서’로 유명한 ‘이투스’를 만들어서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시켰고, 곧 또 전화 영어 브랜드 ‘스픽쿠스’를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 피알앤디컴퍼니 – ‘박진우’ 대표님, ‘김지환’ CTO님 (서울대 창업 동아리 회장단) : 중고차 판매 1위 앱인 ‘헤이딜러’를 런칭하기 전에 중고차 딜러로 직접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 에이블커피그룹 – ‘박성호’ 대표님 외 창업자들 : 다수의 스터티카페 지점들과 빈브라더스 같은 커피 전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에이블커피그룹도 시작은 강남역 뒷골목에 있는 단 1개의 작은 스터티카페였다. 창업자들은 스터디카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본인들의 돈을 모아 작게 시작했다.
- 로켓펀치 – 우리가 만들고 있는 로켓펀치도 이제 매달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 날로 성장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서비스가 되었지만, 그 시작은 ‘스타트업들의 채용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아주 심플한 텀블러 기반 블로그’였다.
덧붙임
‘포켓몬 고‘가 열풍인 미국에선 요즘 이런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장차 위대한 기업가가 될 재목이다.

[밤에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포켓몬 고 플레이어를 알아보고 피하기 쉽게 만든 반사판 배지를 파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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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以聖人爲腹不爲目 (시이성인위복불위목)
故去彼取此 (고거피취차)
이러하기 때문에, 성인은 배를 위할망정 눈을 위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 노자 ‘도덕경’ <12장>
재능과 사명
“이 때문에 최고지휘관의 양성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최고지휘관은 학자일 필요가 없다.”
–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제2편 전쟁이론 中
→ 정말 안타깝게도, 어떤 분야에서 타고난 재능 없이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역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아는 것]이 아닐까?
PR의 중요성 – 알렉산더와 아킬레우스
그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은 그의 공적을 기록하는 많은 사관(史官)들을 데리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그는 아킬레우스의 무덤 앞에 서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이여, 그대는 축복받았네, 당신의 공덕을 칭송할 수 있는 사람으로 호메로스를 얻었으니.” 실로 그렇습니다. 그 유명한 ‘일리아드’가 없었다면 그 무덤은 아킬레우스의 육신과 명성을 고스란히 덮어버렸을 것입니다. 세상 그 무엇도 사람의 육신을 영원히 보전할 순 없지만, 위대한 문장은 위대한 사람의 명성을 영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키케로
Magnus ille Alexander multōs scrīptōrēs factōrum suōrum sēcum semper habēbat. Is enim ante tumulum Achillis ōlim stetit et dīxit haec verba: “Fuistī fortūnatus, ō adulēscēns, quod Homērum laudātōrem virtutis tuae invēnistī.” Et vērē! Nam, sine Īliade illiā, īdem tumulus et corpus eius et nōmen obruere potuit. Nihil corpus humānum cōnservāre potest; sed litterae magnae nōmen virī magnī saepe cōnservāre possunt. – Cicero, Prō Archiā 24
- ille m (feminine illa, neuter illud)
- “That” (referring to a person or thing away from both speaker and listener); he, she, it
- factōrum : genitive masculine plural of factus, genitive neuter plural of factus
- factus m (feminine facta, neuter factum); first/second declension
- done, made, having been done or made; came to be
- factus m (feminine facta, neuter factum); first/second declension
- sēcum
- with itself, with himself, with herself, with itself, with themselves
- is
- (demonstrative) it; he (refers to a masculine word), this, that
- enim : First word or word phrase in sentence + enim (postpositive)
- truly, for, so, because
- ōlim (not comparable)
- at that time, once upon a time; one day, at some (future) time; often, for some time
- quod
- which, because
- laudātor m (genitive laudātōris); third declension
- praiser, eulogizer, panegyrist
- inveniō (present infinitive invenīre, perfect active invēnī, supine inventum); fourth conjugation
- I find, I discover.
- vērē (comparative vērius, superlative vērissimē)
- truly
- nam
- for, thus, because, actually
- īdem m (feminine eadem, neuter idem)
- the same (usually with ablative)
생각에 대하여
思 : 생각 사
- 田(밭 전) 아래에 心(마음 심), 혹은 心 위에 田
- 고대 농경 사회에서 ‘밭’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 곧 사명이자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내가 항상 있어야 할 곳
- 그러므로 사명을 항상 내 마음에 두는 것, 그것이 ‘생각’의 진짜 의미
– 건명원 배철현 교수님의 가르침 中
+ 생각나서 추가 : 산상수훈 중 이런 문장이 있다.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마 6: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