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것 vs. 포기하지 않는 것

2019년 연말 즈음, 가깝게 지내는 학교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후배 – 그동안 사업하면서 어려운 순간 많았을 텐데, 어떻게 버텼습니까?

이 후배도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라, 일이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는 상황 많이 겪었을 내 생각이 궁금했던 것이리라. 내 생각을 이야기하려다가 ‘버텼다’라는 단어가 영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말을 먼저 했다.

나 – ‘어떻게 버텼냐?’ 보다 ‘어떻게 포기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버틴다고 하면 그냥 제자리만 지키는 느낌인데, 난 꽉 막힌 상황을 풀기 위해서 계속 이런저런 시도를 했거든. 그래서 수동적인 느낌의 ‘버틴다’보다는 능동적인 느낌의 ‘포기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쓰면 좋겠네.

잘 풀리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이런저런 방법을 계속 시도하는 건 많은 위인들이 삶을 살았던 방식이다. 에디슨도 ‘전구를 만들던 과정에서 겪은 수천 번의 실패를 어떻게 이겨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전구를 만들지 못하는 수천 가지 방법을 발견한 것뿐이다’라고 답했다고 하지 않는가?

나와의 대화는 그 후배의 처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내가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후배는 2019년보다는 훨씬 잘되고 있는 것 같다.

🎵 덧붙임 – 일이 잘 안 풀릴 때 틀어두면 위안을 얻는 곡 ‘그대에게’. 신해철 씨는 자신이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가족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혔을 때, 가족의 눈을 피해 이불속에서 멜로디언을 불어가며 이 곡을 썼고, 이 곡으로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그가 꿈꾸던 삶을 시작한다. 신해철 씨가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포기할 수 없다’라고 노래하는 대상은 ‘음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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